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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고양이 : 전체 이야기 <한국 전래동화 시리즈 1>

이야기 머릿말

개와 고양이는 한국 전래동화 보다는 사실 서양의 전래동화에서 많이 등장하는 동물들이죠. 하지만 한국인에게도 꽤나 친숙하며 가장 사랑스러운 동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일반적으로 개와 고양이는 사이가 나쁜 동물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그들이 보이는 습성이나 의사소통 방식에서 많은 차이를 보이기 때문인 듯합니다. 예컨대 개는 사회성을 띠며 무리를 짓는 동물인 반면에 고양이는 독립적으로 자신만의 영역을 지키며 살고, 개는 꼬리를 흔들며 친근함을 표현하고 고양이는 꼬리를 흔들며 경계심을 드러내는 등과 같습니다.

하지만 여기 그들의 또 다른 비밀스러운 스토리가 있답니다.

개와 고양이 이야기


노인과 잉어

옛날 바닷가 작은 마을에 마음씨 착한 노부부가 살고 있었어요. 이들은 바다에서 고기를 잡아 근근이 살아가고 있었죠.

“여보, 오늘도 파도가 잔잔하니 고기 한 마리쯤은 건질 수 있겠지?”

“그러길 바라야지. 요즘 고기가 잘 안 잡혀서 큰일이야.”

노인은 낡은 그물을 손질한 뒤 조심스레 바다로 나갔어요. 해가 중천에 떠 있을 때까지 그물을 던지고 기다렸지만, 허탕이었죠. 한숨을 내쉬려던 찰나, 드디어 그물이 무겁게 끌려왔어요!

“오호라! 이게 웬 횡재냐!”

노인은 기쁜 마음에 그물을 잡아당겼어요. 그런데 그 안에 들어있는 건 보통 물고기가 아니었어요.

“이럴 수가… 잉어라니? 그것도 이렇게 큰 잉어는 처음 보는군.”

반짝이는 비늘을 가진 커다란 잉어 한 마리가 그물에 걸려 있었어요.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죠. 잉어가 눈물을 뚝뚝 흘리는 거예요.

“이 녀석, 너… 울고 있는 게냐?”

노인은 손을 뻗어 잉어를 들어 올렸어요. 잉어는 힘없이 몸을 뒤척이며 간절한 눈빛으로 바라보았죠.

“제발 살려주세요. 저는 평범한 잉어가 아닙니다.”

노인은 깜짝 놀랐어요.

“잉어가 말을 하다니!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노인은 잉어를 빤히 바라보았어요. 잉어의 눈빛이 너무나 간절했죠.

“그래, 네 말이 사실이든 아니든, 네가 이렇게 눈물까지 흘리는 걸 보니 차마 잡을 수가 없구나. 살아라, 이 녀석아.”

노인은 잉어를 바닷물에 살며시 놓아주었어요. 잉어는 마치 인사를 하는 것처럼 몇 번 물 위로 뛰어오르더니 물속으로 사라졌어요.

집으로 돌아온 노인은 부인에게 말했죠.

“오늘도 허탕이야. 큰 잉어 한 마리를 잡았는데… 놓아줬지 뭐야.”

부인은 깜짝 놀랐어요.

“아니, 그 귀한 걸 왜 놓아줘요?”

“그 녀석이 울더라고. 게다가 말을 했다니까!”

부인은 어이없다는 듯 노인을 바라보았지만, 남편의 착한 마음을 알기에 잔소리는 하지 않았어요.


용왕과 보배구슬

그런데 다음 날 아침, 노인이 바닷가에 나가자 웬 어린 소년이 기다리고 있었어요.

“어르신, 안녕하세요!”

소년은 밝게 웃으며 인사를 했어요. 그런데 자세히 보니 평범한 소년이 아니었어요. 옷이 마치 물속에서 갓 나온 듯 반짝이고 있었죠.

“넌 누구냐?”

소년은 공손히 고개를 숙였어요.

“어제 저를 살려주신 은혜를 갚고 싶어요. 저는 사실 용왕님의 아들입니다.”

노인은 깜짝 놀랐어요.

“뭐라고? 그럼 그 잉어가… 너였단 말이냐?”

소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어요.

“네, 아버지께서 직접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하십니다. 용궁으로 함께 가시죠!”

노인은 어안이 벙벙했지만, 호기심에 소년을 따라갔어요. 그러자 갑자기 바닷물이 갈라지더니, 그 안에서 찬란한 궁전이 모습을 드러냈죠.

“이, 이게 용궁이란 곳인가…”

노인은 눈을 휘둥그레 뜨고 사방을 둘러보았어요. 궁전은 금빛과 푸른 빛으로 반짝였고, 온갖 신기한 바다 생물들이 오가고 있었죠.

용왕은 노인을 반갑게 맞으며 극진히 대접했어요.

“소문은 들었네만, 자네가 바로 우리 아들을 구해준 노인장인가? 고맙네, 정말 고맙네!”

용왕은 정성스럽게 차려진 해물 요리를 대접했어요. 노인은 국물을 한 모금 떠먹더니 감탄했죠.

“으흠~ 이거 우리 마누라가 끓인 조개국 보다 훨씬 맛있구먼요!”

용왕은 흐뭇하게 웃으며 반짝이는 보배 구슬을 내밀었어요.

“이 구슬을 갖고 있으면 자네와 가족은 평생 부자로 살 수 있을 걸세. 원하는 것을 그 구슬에게 말하게. 그러면 그 구슬이 자네가 원하는 것을 가져다줄 걸세.”

노인은 감동하며 용왕에게 감사 인사를 드리고 집으로 돌아왔어요. 그리고 정말로, 그 구슬 덕분에 순식간에 큰 부자가 되었죠. 구슬에게 돈을 달라고 하면 돈이 나왔고, 쌀을 달라고 하면 쌀이 나왔기 때문이었어요.

노부부는 하루하루 행복한 날들을 보내며 지냈어요.


잃어버린 구슬

어느날 이웃 마을의 욕심 많은 노파가 이 소문을 듣고 찾아왔어요.

“노인장, 그 귀한 구슬 좀 보여주실 수 있겠어요?”

노인은 선뜻 보여주었어요. 그러자 노파는 능청스럽게 울먹였죠.

“어머, 이걸 보니 돌아가신 남편이 선물한 구슬이 생각이 나네요. 그 구슬도 이처럼 아름다운 구슬이었지만 어느 날 도둑이 들어 훔쳐 갔다오. 이것을 하루만 빌려주면 안 될까요?”

노인은 잠시 망설였지만, ‘하루만이면 괜찮겠지.’ 하며 기쁘게 구슬을 빌려주었어요. 하지만 노파는 그대로 구슬을 들고 사라져 버렸어요.

이윽고 노부부는 다시 가난해졌고, 개와 고양이는 이를 지켜보며 속이 상했어요.

“우리 주인님이 너무 순진하셔!”

“우리가 주인님을 도와드리자. 우리가 가서 되찾아오는 거야!”

이 착한 개와 고양이는 노파의 집을 찾기 위해 마을 구석구석을 돌아다녔어요.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였죠. 마침내 둘은 그 노파가 살고 있는 집이 어딘지 알아냈어요. 하지만 도무지 구슬이 있는 곳을 찾아낼 수는 없었죠. 바로 그때 고양이가 멋진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어요. 그 아이디어는 바로 그 집에 살고 있는 쥐들을 시켜서 구슬의 위치를 알아내는 것이었어요.

“개야, 나에게 좋은 생각이 있어. 내가 이곳에 사는 쥐들의 왕을 잡아서 구슬의 위치를 물을 거야. 그러면 그의 부하들이 금세 구슬의 위치를 알아낼 거야.”

고양이는 부엌에 숨어서 쥐들의 왕이 나타나길 기다리고 있었죠. 몇 시간이나 흘렀을까요? 쥐의 왕이 부엌에 모습을 드러낸 거예요.

“이놈 생쥐야, 꼼짝 마라!”

고양이는 쥐 왕을 발로 힘차게 누르며 외쳤어요. 쥐 왕은 너무나 무서워서 비명조차 지를 수 없었죠.

“너의 부하들을 시켜서 파란색의 보배 구슬을 찾아와. 지금 당장.”

쥐 왕은 부하들에게 보배 구슬을 찾아오라고 명령했어요. 어느덧 해가 지고 밤이 찾아왔어요. 쥐들은 정말로 파란색의 반짝이는 보배 구슬을 찾아서 고양이에게 가져온 거예요. 그러자 고양이는 잽싸게 구슬을 입에 물고 개에게로 달려갔어요. 드디어 개와 고양이는 주인의 구슬을 구했어요. 하지만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또 강을 건너야만 했어요.


영원한 앙숙이 되다

“개야, 나 좀 업어다 줘.”

고양이는 개 등에 올라타 구슬을 물었어요. 그런데 개가 자꾸 신경 쓰였는지 물었죠.

“야, 구슬 잘 간수하고 있지?”

하지만 고양이는 아무런 대답이 없었어요. 입에 구슬을 물고 있었기 때문이었죠.

“아니, 진짜 잘 들고 있는 거 맞지?”

“그래, 구슬은 내가 잘 가지고 있어.”

고양이가 입을 열자, 그만 구슬이 ‘퐁당’ 하고 물에 빠졌어요.

둘은 서로를 탓하며 한참을 싸웠답니다. 결국 개는 혼자 집으로 가 버렸고 고양이는 구슬을 찾지 못한 아쉬움 때문에 며칠이나 해변가를 서성이며 울고 있었죠.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요. 고기를 잡아서 돌아온 어부 할아버지가 귀여운 고양이를 보면서 생선을 던져주었어요.

“옛다. 이 생선 좀 먹어 봐라.”

마침 배가 몹시 고팠던 고양이는 그 생선을 맛있게 먹고 있었어요. 그런데 생선의 뱃속에 뭔가 딱딱한 것이 들어 있었죠.

“생선이 돌을 삼켰나?”

고양이는 그 돌을 입 밖으로 뱉었어요.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이에요? 생선의 뱃속에 있었던 것은 돌이 아닌 보배 구슬이었던 거예요.


엔딩

고양이는 기쁘게 구슬을 들고 주인에게 돌아갔어요. 주인 부부는 감동하며 고양이를 집 안에서 키우게 되었어요. 하지만 개는 여전히 바깥에서 지내게 되었죠.

개와 고양이는 그날 이후로 원수처럼 지내게 되었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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