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고집전 개요
옹고집전은 작자 미상의 한국 고전소설, 판소리계 소설입니다. <옹생원전> 또는 <옹고집타령>이라고도 불리우는 작품이죠. 이야기의 내용의 불가의 가르침과 맞닿아 있고 그 뜻이 심오하여 한번 쯤 소설버전도 읽어 보시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하지만 동화버전도 충분히 재미있으니 제가 새로 쓴 버전만 읽어도 충분할 듯합니다.
옹고집 이야기
옛날, 어느 마을에 옹고집이라는 부자가 살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심술이 고약하고, 욕심이 많기로 유명했다. 마을 사람들은 옹고집을 볼 때마다 비난하곤 했다.
“저기 옹고집 영감이 지나간다. 저 양반은 누굴 괴롭히기 위해 사는 사람이야. 오늘은 또 누굴 괴롭히러 가나?”
옹고집은 얼마나 심술이 고약한지 마을에 풍년이 드는 것을 무척 싫어했다. 풍년이 들어서 모든 사람들이 풍족하게 사는 것이 그에게는 못마땅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는 어머니에게조차 냉정했다. 어머니가 병을 앓으며 힘겹게 지내고 있었지만, 따뜻한 밥 한 끼조차 제대로 챙겨주지 않고 구박만 했다.

”이봐 늙은이, 늙고 병들었으면 빨리 세상을 떠나는 게 아들인 나를 도와주는 거야.”
옹고집의 이러한 악행은 부처님을 모시는 스님들의 귀에도 들어갔다. 스님들은 그를 불쌍히 여기며 착한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작전을 구상했다.
어느 날, 누추한 옷을 입은 승려가 그의 집 문을 두드렸다.
”부유하신 옹고집 영감님, 부디 부처님을 위해 시주를 해 주십시오.”
그러자 옹고집이 뛰쳐나와 승려에게 구정물을 끼얹었다. 하지만 승려는 묵묵히 목탁을 두드리며 말했다.
”그러면 제가 가난한 사람들에게 줄 쌀이라도 조금 시주해 주십시오.”
”너에게 줄 쌀이 어디 있느냐? 비루하게 구걸하며 사느니 차라리 죽어버려라.”
옹고집은 스님을 발로 차고 때린 뒤, 쫓아버렸다.
절로 돌아온 승려는 옹고집의 못된 버릇을 고쳐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는 짚을 모아 허수아비 하나를 만들었다.
”네가 옹고집의 버릇을 고쳐 주어야겠다.”
그는 허수아비에게 한참 동안 주문을 걸었다. 스님이 계속 주문을 외우자 허수아비는 서서히 옹고집의 모습으로 변했다. 어느새 옹고집과 완전히 똑같은 모습이 되었다.
”어서 가거라!”
스님이 허수아비에게 명령을 내리자, 허수아비는 느릿느릿 걸으며 절을 나섰다. 옹고집의 집에 도착한 허수아비는 대문을 두드리며 소리 질렀다.
”소똥이와 말똥이는 뭐하느냐? 어서 문을 열거라. 너희들의 주인이 돌아왔다.”
하인들이 문을 열자, 그는 마루에 앉아 마치 진짜 옹고집처럼 하인들에게 이것저것 일을 시켰다.
그때, 진짜 옹고집이 집으로 돌아왔다.
”어? 저건 누구야?”
진짜 옹고집은 가짜 옹고집을 보고 깜짝 놀랐다. 놀란 건 그뿐만이 아니었다. 가족들과 하인들도 똑같이 생긴 두 사람을 보고 놀랐다.
진짜 옹고집과 가짜 옹고집은 서로 이마를 맞대고 싸우기 시작했다.

”넌 누구길래 남의 집에 와서 주인 행세를 하는 거냐?”
”그건 내가 할 말이다! 이 집은 내 집이니, 썩 나가거라!”
답답해진 하인들은 옹고집의 아내에게 물었다.
”마님, 누가 진짜 옹고집 영감님인가요?”
”글쎄다… 둘이 너무 똑같이 생겨서…”
그때, 옹고집의 아내가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얼마 전에 옷을 손질하다가 저고리 앞에 작은 구멍을 냈었어요.”
두 옹고집은 동시에 저고리를 펼쳤다.
”어머나, 구멍이 똑같이 있네!”
그러자 며느리가 말했다.
”우리 시아버님 머리엔 흰머리가 하나 있어요. 그걸 찾으면 진짜를 알 수 있을 거예요!”
진짜 옹고집이 고개를 숙이려던 순간, 가짜 옹고집이 주문을 외워 진짜 옹고집의 흰머리를 자기 머리로 옮겨 버렸다.
”어? 영감님 머리에 흰머리가 없어요!”
”네가 찾는 흰머리는 바로 여기 있단다.”
며느리는 가짜 옹고집의 머리에서 흰머리를 찾아냈다.
”이분이 진짜 우리 시아버님이에요!”
하지만 진짜 옹고집은 답답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흰머리는 빠질 수도 있고, 새로 날 수도 있어! 이걸로 진짜와 가짜를 가리는 건 말이 안 돼!”
가족들은 결국 원님에게 가서 진짜와 가짜를 가려 달라고 했다. 원님이 말했다.
”조상 이름을 말해 보아라.”
진짜 옹고집이 먼저 대답했다.
”제 아버지 이름은 옹송이고, 할아버지는 만송이며, 증조할아버지는 해송입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가짜 옹고집이 나서며 말했다.
”저의 재산은 논밭과 곡식을 합해 이천백 석이고, 말이 여섯 마리, 닭이 육십 마리입니다. 밥그릇이 백마흔 개, 국그릇이 백서른아홉 개, 젓가락이 삼백 개 있습니다.”
원님은 가짜 옹고집이 진짜라고 판결을 내렸고, 진짜 옹고집은 거짓말을 했다고 매를 맞았다.
”이래도 네가 진짜라고 고집을 피우겠느냐?”
매를 맞은 진짜 옹고집은 결국 고개를 저었다.
”제가 가짜입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집에서도 쫓겨난 진짜 옹고집은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잘못을 진심으로 뉘우쳤다.

”내가 그동안 너무 못되게 살아서 벌을 받는구나. 앞으로는 남을 열심히 도우면서 내 죄를 씻으며 살아야겠다.”
그때, 어디선가 스님이 나타나 말했다.
”이제 잘못을 깨달았소?”
”네! 앞으로는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며 살겠습니다.”
”좋소. 이제 집으로 돌아가 보시오. 가짜 옹고집은 사라졌을 것이오.”
진짜 옹고집은 기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갔다. 가짜 옹고집은 허수아비로 변해 있었다. 그제야 가족들은 쫓겨났던 옹고집이 진짜라는 걸 깨달았다.
그 후로 옹고집은 어머니를 정성껏 모시고, 가난한 사람들을 도우며 선한 사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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