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부와 놀부 개요
흥부와 놀부 이야기는 한국 전래동화 중에서도 한국인들에게 가장 친숙하고 잘 알려진 이야기죠. 저는 지금도 박나물을 먹을 때면 흥부집에 주렁주렁 열려있었을 박을 떠올리곤 한답니다. 흥부와 놀부 이야기는 선을 행하면 복을 받고 악을 행하면 벌을 받는다는 권선징악(勸善懲惡) 형식의 대표적인 예죠. 거기에다 ‘동물도 잘 보살펴 주면 보은을 한다’는 교훈까지 얻었으면 좋겠네요. 그럼 제이든이 새로 쓴 <흥부와 놀부>이야기를 재밌게 읽고 가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흥부와 놀부 형제
옛날 어느 마을에 놀부와 흥부 형제가 살고 있었어. 두 형제가 어릴 때는 별 탈 없이 함께 지냈지만,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형이었던 놀부가 심술쟁이로 변해 버렸어.
“흥부 이 놈아. 이 집에서 너희 식구와 같이 살려고 하니 집이 너무 좁다. 게다가 너희 식구는 아이들도 많으니 오늘 당장 나가서 살거라.”
동생인 흥부는 기가 막혀서 놀부에게 따져 물었어.
“형님. 이 추운 날씨에 도대체 어디로 가서 살란 얘기요? 아이들은 얼어 죽거나 굶어 죽고 말거라구요.”
그러나 놀부는 얼굴에 노기를 띠며 흥부를 꾸짖었다.

“시끄럽다, 이놈아. 니가 어디서 살지는 내 알 바 아니다. 당장 이 집에서 나가거라.”
결국 흥부는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허름한 오두막집에서 살게 되었어. 비가 오면 천장에서 빗물이 떨어지고, 바람이 불면 문틈 사이로 바람이 부는 낡은 집이었지.
아들은 배가 고파서 늘 울기만 했어.
“아버지, 너무 배가 고파요. 밥 좀 주세요.”
그러나 흥부네 집에는 아무런 먹을 것이 없었다. 이를 지켜보던 아내가 말했다.
“여보, 이렇게 살다가는 정말 굶어 죽겠어요. 형님 댁에 가서 쌀이라도 한 줌 얻어 오세요.”
흥부는 망설였지만, 아내와 아이들을 위해 결국 놀부를 찾아갔다.
놀부의 집 문을 두드리자, 놀부가 성난 얼굴로 문을 열었다.
“뭐야? 왜 왔어?”
“형님, 아이들이 한 달 째 아무것도 못 먹고 있어요. 곧 굶어 죽게 생겼다구요. 제발 쌀 한 줌만 나눠 주세요.”
그러자 놀부는 눈을 부릅뜨며 말했다.
“쌀? 네놈한테 줄 쌀이라곤 한 톨도 없으니 썩 꺼져버려.”
흥부가 간절히 사정했지만, 놀부는 오히려 냄비를 들고 나와 흥부의 등을 마구 때리며 쫓아냈다.
흥부는 힘 없이 집으로 돌아갔다.
‘어쩔 수가 없구나. 형님은 절대 우릴 돕지 않을거야.’
그날 이후 흥부는 열심히 나무를 베어다가 팔면서 힘들게 끼니를 해결하며 살아갔어.
어느덧 추운 겨울이 가고, 꽃이 피는 봄이 찾아왔어.
가정형편은 어려웠지만, 흥부는 가족을 돌보며 열심히 살아가고 있었어.
어느날 흥부네 집 마당에서 ‘짹짹’ 하는 작은 울음소리가 들렸어. 나가 보니 작은 제비 한 마리가 다리가 부러진 채 바닥에 떨어져 있었어.

“아이고! 불쌍한 녀석, 많이 아프겠구나.”
흥부는 제비 다리에 약을 바른 뒤, 헝겊으로 감싸주었어. 그리고 제비의 다리가 다 나을 때 까지 먹을 것도 주면서 정성껏 돌봐주었어.
제비의 다리가 다 낫자 흥부는 제비를 하늘로 날려 보내며 말했어.
“제비야, 이제 너를 놓아 줄테니 부디 잘 살거라.”
제비는 고맙다는 인사라도 하듯, 흥부네 집 마당을 몇 바퀴 빙빙 돌더니 날아가 버렸어.
제비가 물어 온 박씨
그리고 몇 달이 지나 가을이 되었어. 흥부는 마루에 앉아서 쉬고 있을 때 였어. 한 쪽 다리에 헝겊을 두른 제비 한 마리가 날아와서는 마당에 박씨를 하나 떨어뜨리고 간 거야.
“그 때 그 제비로구나. 그런데 이건 웬 박씨지?”
이를 지켜 본 흥부의 아내가 말했다.
“이 박씨를 심어 보면 어떨까요?”
“좋은 생각이야!”
흥부는 박씨를 울타리 아래에 심고는 정성껏 물을 주며 가꾸었어. 얼마 지나지 않아 그곳에는 거대한 박이 주렁주렁 열려 있었어. 흥부네 가족은 힘을 모아 가장 큰 박을 잘라 보기로 했어. 흥부네 가족은 커다란 톱으로 박을 쪼갰어. 그런데 놀랍게도 그 안에서 금은보화가 쏟아져 나왔어.

“이게 다 뭐야?”
아내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박 속을 들여다보았고, 아이들은 신이 나서 금화를 손에 쥐고 뛰어다녔어.
“하늘이 우릴 도우셨나 봐요.”
흥부와 그의 아내는 눈물을 흘리며 떠나간 제비에게도 감사했어.
이 소문은 곧 마을에 퍼졌고, 놀부의 귀에도 들어갔다. 놀부는 흥부네 집을 몰래 엿보며 중얼거렸다.
“저놈이 저렇게 갑자기 부자가 됐다고? 나도 따라 해야겠어!”
놀부는 일부러 제비 한 마리를 잡아다가 다리를 부러뜨리고는 치료를 해 주었어. 놀부는 제비의 다리가 다 낫자 제비를 날려 보내 주었어. 예상대로 며칠 후 다시 돌아와 박씨를 물어다 주었지. 놀부는 박씨를 정성껏 심었고, 곧 놀부의 집에도 거대한 박이 열렸어.
“드디어 나도 부자가 되는군!”
놀부는 너무나 기뻐서 신나게 박을 쪼갰어. 그런데 박 속에서 나온 것은 금은보화가 아니라 도깨비들이었어.
“으악! 살려줘!”
놀부는 혼비백산하여 도망쳤지만, 도깨비들이 그의 옷을 붙잡고 말했어.
“너같이 악하고 욕심 많은 놈은 벌을 받아야지!”
도깨비들은 놀부를 죽지 않을 만큼 때리고 그의 집에 불을 질러 태워버렸어. 순식간에 놀부는 집도 잃고 재산도 모두 잃어버렸어.
결국 빈털터리가 된 놀부는 흥부를 찾아왔어.
“흥부야, 내가 잘못했어. 용서해 줘.”
착한 흥부는 놀부를 흔쾌히 용서해주기로 했어. 그는 놀부의 손을 꼬옥 잡으며 말했어.
“놀부 형님, 우리 집에 들어와서 같이 삽시다.”
둘은 예전 처럼 함께 살면서 우애 깊은 형제로 돌아갔다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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