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님 귀는 당나귀귀 개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는 그 제목만으로도 우리에게도 참 친숙한 동화이다. 난 예전부터 궁금증이 있었다. 이 동화가 우리나라의 전래동화인지, 아니면 외국에서 건너온 것인지를 말이다. 왜냐면 한국 전래동화 치고는 한국적인 색채가 그리 강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사실 이 이야기는 한국의 삼국유사에서도 나오고 그리스 신화에도 유사한 내용이 나온다. 삼국유사의 경우 신라 48대왕 경문왕이 그 주인공인데 반해 그리스 신화에서는 미다스 왕이 그 주인공이다. 둘 다 모두 귀가 당나귀 귀처럼 생겼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 삼국사기에서는 대나무숲인 반면 그리스 신화에서는 갈대밭으로 나온다는 차이가 있다. 그리스 신화가 원작이라는 증거는 없다. 난 그래서 이왕이면 이렇게 멋지고 아름다운 이야기는 우리나라 것이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임금님의 고민
옛날에 어느 인자한 임금님이 살았어.
그런데 이 임금님에게는 고민이 한 가지 있었어.
그의 귀가 조금씩 조금씩 자라더니 어느덧 당나귀의 귀 만큼 커져 버렸던거야.
‘내 귀가 왜 이렇게 커진 거지? 누가 내 귀의 비밀을 알게 된다면 큰일인데…’
임금님은 비밀이 새어 나갈까봐 매일 걱정했어.

어느 날, 임금님은 갓장이를 불러서 자신의 귀를 보여 주며 말했어. “나의 귀를 가릴 수 있는 갓을 만들어 주시게. 그리고 나의 귀에 대한 비밀은 꼭 지켜야 한다네. 만약 내 귀가 당나귀 귀라는 소문이 퍼지게 되면 자넨는 큰 벌을 받을 것이다.”
“걱정 마십시오. 무덤 까지 비밀로 하겠습니다.”
갓장이는 집에 돌아와 문을 잠가 놓고, 임금님의 갓을 만들기 시작했어. 그런데 그는 임금님의 커다란 귀를 생각할 때마다 웃음이 터져 나왔어.
며칠 후 그는 임금님의 갓을 가지고 궁궐로 갔어.
“임금님께서 주문하신 갓을 만들어 왔습니다. 이 갓을 한 번 써 보십시오.”
그가 만든 갓은 임금님의 커다란 귀를 완전히 가릴 수는 있었지만, 임금님의 모습을 우스꽝 스럽게 만들어 놓았어.
임금님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고 한 숨을 내쉬었다.
“휴우, 어쩔 수 없지. 나의 커다란 귀를 감출 수 있다면 이런 이상한 갓이라도 써야지.”
갓장이의 고민
하지만 그 날부터 갓장이에게는 큰 고민이 생겼어.
임금님의 비밀을 누군가에게 털어 놓고 싶어졌던 것이다. 하지만 그는 벌을 받게 될까봐 두려웠어.
갓장이는 결국 병이 나고 말았어.
의사 선생님은 갓장이에게 조언을 해줬어. “당신은 마음의 병에 걸린 것으로 보이는군요.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아무도 없는 곳으로 가서 말하는 것이 어떨까요?” 갓장이를 진찰한 의사 선생님은 그를 불쌍하게 여겼어.
다음 날, 갓장이는 대나무 숲으로 갔어.
숲 깊은 곳으로 간 그는 구덩이를 파기 시작했어.
한참이나 구덩이를 판 그는 구덩이 속을 향해서 외쳤어.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그러고 나서 재빨리 구덩이를 흙으로 덮고 발로 꾹꾹 밟았어. 왜나면 혹시라도 그 말이 구덩이 밖으로 빠져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어.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그런데 얼마 후, 이상한 일이 일어났어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바람만 불면 대나무 숲에서 이런 소리가 났어.
결국 그 소문은 궁궐 안까지 들어 갔어.
“임금님, 지금 나라에서 이상한 소문이 떠돌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임금님의 귀가 당나귀 귀라고 얘기합니다.”
임금님은 대노를 하며 말했어.
“대체 어디서 그런 소문이 시작되었느냐?”
“어느 대나무 숲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화가 머리 끝까지 난 임금님은 신하들에게 말했어.
“그 괘씸한 대나무들을 모조리 베어 버려라!”
신하들은 대나무를 다 베어버리고 그 자리에 산수유나무를 심었어.
다음 해 봄이 되었어.
대나무 숲이었던 곳에는 노란 산수유꽃들이 활짝 피어났어.
그런데 신기하게도 산수유꽃들이 꽃망울을 터뜨릴 때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속삭여댔어.
임금님의 비밀은 곧 온 나라에 퍼지게 되었고
모든 백성들이 임금님의 귀가 당나귀 귀라고 믿게 되었어.
임금님은 부끄러워서 신하들 앞에서 고개를 들지 못 했어.
행복한 임금님
그러던 어느날 임금님은 그 소문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해 보았어.
‘이왕 모든 이들이 나의 비밀을 알게 되었어. 더 이상 그 사실을 숨겨봐야 무슨 소용이 있을까? 차라리 예전과 같이 백성들을 위해 선한 정치를 펼친다면 백성들이 나를 다시 인정해 줄 거야.’
임금님은 굳은 결심을 하고 신하들을 불러 모았어.
“모두들 나를 쳐다 보시오.”
임금님은 신하들 앞에서 천천히 관을 벗었어.
“하하하”
임금님의 귀를 본 신하들은 웃음을 터뜨렸어.
“내 귀를 보고 얼마든지 웃어도 좋소. 더 이상 숨긴다고 뭐가 달라지겠소? 비록 나의 귀는 당나귀 귀가 되었지만 나는 백성들을 위한 선한 왕이 되겠소. 부디 경들이 나를 도와 주시오.”
모든 백성들이 임금님의 귀에 대해 이야기하며 웃었어. 하지만 임금님은 백성들이 자신의 귀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을 막지 않았고, 오히려 더욱 백성들이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든 훌륭한 임금님이 되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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