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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고집전 : 제이든의 한국 전래동화 시리즈 10

옹고집전 개요

옹고집전은 작자 미상의 한국 고전소설, 판소리계 소설입니다. <옹생원전> 또는 <옹고집타령>이라고도 불리우는 작품이죠. 이야기의 내용의 불가의 가르침과 맞닿아 있고 그 뜻이 심오하여 한번 쯤 소설버전도 읽어 보시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하지만 동화버전도 충분히 재미있으니 제가 새로 쓴 버전만 읽어도 충분할 듯합니다.

옹고집 이야기


옛날, 어느 마을에 옹고집이라는 부자가 살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심술이 고약하고, 욕심이 많기로 유명했다. 마을 사람들은 옹고집을 볼 때마다 비난하곤 했다.

“저기 옹고집 영감이 지나간다. 저 양반은 누굴 괴롭히기 위해 사는 사람이야. 오늘은 또 누굴 괴롭히러 가나?”

​옹고집은 얼마나 심술이 고약한지 마을에 풍년이 드는 것을 무척 싫어했다. 풍년이 들어서 모든 사람들이 풍족하게 사는 것이 그에게는 못마땅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는 어머니에게조차 냉정했다. 어머니가 병을 앓으며 힘겹게 지내고 있었지만, 따뜻한 밥 한 끼조차 제대로 챙겨주지 않고 구박만 했다.

옹고집이 나이 든 어머니를 구박하는 못된 행실을 보이고 있다
노모를 구박하는 옹고집

​”이봐 늙은이, 늙고 병들었으면 빨리 세상을 떠나는 게 아들인 나를 도와주는 거야.”

​옹고집의 이러한 악행은 부처님을 모시는 스님들의 귀에도 들어갔다. 스님들은 그를 불쌍히 여기며 착한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작전을 구상했다.

​어느 날, 누추한 옷을 입은 승려가 그의 집 문을 두드렸다.

​”부유하신 옹고집 영감님, 부디 부처님을 위해 시주를 해 주십시오.”

​그러자 옹고집이 뛰쳐나와 승려에게 구정물을 끼얹었다. 하지만 승려는 묵묵히 목탁을 두드리며 말했다.

​”그러면 제가 가난한 사람들에게 줄 쌀이라도 조금 시주해 주십시오.”

​”너에게 줄 쌀이 어디 있느냐? 비루하게 구걸하며 사느니 차라리 죽어버려라.”

​옹고집은 스님을 발로 차고 때린 뒤, 쫓아버렸다.

​절로 돌아온 승려는 옹고집의 못된 버릇을 고쳐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는 짚을 모아 허수아비 하나를 만들었다.

​”네가 옹고집의 버릇을 고쳐 주어야겠다.”

​그는 허수아비에게 한참 동안 주문을 걸었다. 스님이 계속 주문을 외우자 허수아비는 서서히 옹고집의 모습으로 변했다. 어느새 옹고집과 완전히 똑같은 모습이 되었다.

​”어서 가거라!”

​스님이 허수아비에게 명령을 내리자, 허수아비는 느릿느릿 걸으며 절을 나섰다. 옹고집의 집에 도착한 허수아비는 대문을 두드리며 소리 질렀다.

​”소똥이와 말똥이는 뭐하느냐? 어서 문을 열거라. 너희들의 주인이 돌아왔다.”

​하인들이 문을 열자, 그는 마루에 앉아 마치 진짜 옹고집처럼 하인들에게 이것저것 일을 시켰다.

​그때, 진짜 옹고집이 집으로 돌아왔다.

​”어? 저건 누구야?”

​진짜 옹고집은 가짜 옹고집을 보고 깜짝 놀랐다. 놀란 건 그뿐만이 아니었다. 가족들과 하인들도 똑같이 생긴 두 사람을 보고 놀랐다.

​진짜 옹고집과 가짜 옹고집은 서로 이마를 맞대고 싸우기 시작했다.

허수아비가 진짜와 다투고 있다.
서로 자신이 진짜라며 싸우고 있는 두 명의 옹고집

​”넌 누구길래 남의 집에 와서 주인 행세를 하는 거냐?”

​”그건 내가 할 말이다! 이 집은 내 집이니, 썩 나가거라!”

​답답해진 하인들은 옹고집의 아내에게 물었다.

​”마님, 누가 진짜 옹고집 영감님인가요?”

​”글쎄다… 둘이 너무 똑같이 생겨서…”

​그때, 옹고집의 아내가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얼마 전에 옷을 손질하다가 저고리 앞에 작은 구멍을 냈었어요.”

​두 옹고집은 동시에 저고리를 펼쳤다.

​”어머나, 구멍이 똑같이 있네!”

​그러자 며느리가 말했다.

​”우리 시아버님 머리엔 흰머리가 하나 있어요. 그걸 찾으면 진짜를 알 수 있을 거예요!”

​진짜 옹고집이 고개를 숙이려던 순간, 가짜 옹고집이 주문을 외워 진짜 옹고집의 흰머리를 자기 머리로 옮겨 버렸다.

​”어? 영감님 머리에 흰머리가 없어요!”

​”네가 찾는 흰머리는 바로 여기 있단다.”

​며느리는 가짜 옹고집의 머리에서 흰머리를 찾아냈다.

​”이분이 진짜 우리 시아버님이에요!”

​하지만 진짜 옹고집은 답답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흰머리는 빠질 수도 있고, 새로 날 수도 있어! 이걸로 진짜와 가짜를 가리는 건 말이 안 돼!”

​가족들은 결국 원님에게 가서 진짜와 가짜를 가려 달라고 했다. 원님이 말했다.

​”조상 이름을 말해 보아라.”

​진짜 옹고집이 먼저 대답했다.

​”제 아버지 이름은 옹송이고, 할아버지는 만송이며, 증조할아버지는 해송입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가짜 옹고집이 나서며 말했다.

​”저의 재산은 논밭과 곡식을 합해 이천백 석이고, 말이 여섯 마리, 닭이 육십 마리입니다. 밥그릇이 백마흔 개, 국그릇이 백서른아홉 개, 젓가락이 삼백 개 있습니다.”

​원님은 가짜 옹고집이 진짜라고 판결을 내렸고, 진짜 옹고집은 거짓말을 했다고 매를 맞았다.

​”이래도 네가 진짜라고 고집을 피우겠느냐?”

​매를 맞은 진짜 옹고집은 결국 고개를 저었다.

​”제가 가짜입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집에서도 쫓겨난 진짜 옹고집은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잘못을 진심으로 뉘우쳤다.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어디론가 가고 있다.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마을을 떠남

​”내가 그동안 너무 못되게 살아서 벌을 받는구나. 앞으로는 남을 열심히 도우면서 내 죄를 씻으며 살아야겠다.”

​그때, 어디선가 스님이 나타나 말했다.

​”이제 잘못을 깨달았소?”

​”네! 앞으로는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며 살겠습니다.”

​”좋소. 이제 집으로 돌아가 보시오. 가짜 옹고집은 사라졌을 것이오.”

​진짜 옹고집은 기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갔다. 가짜 옹고집은 허수아비로 변해 있었다. 그제야 가족들은 쫓겨났던 옹고집이 진짜라는 걸 깨달았다.

​그 후로 옹고집은 어머니를 정성껏 모시고, 가난한 사람들을 도우며 선한 사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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