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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청전 : 제이든의 한국 전래동화 시리즈 8

서문 읽기

심청전은 한국의 전래동화 중에 가장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한국의 전통적 효(孝) 사상과 맞물려, 주인공 심청은 부모님을 둔 한국인들에게 큰 귀감이 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의 눈을 자신의 자녀와 바꾸려는 부모님이 몇명이나 될까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과연 올바른 효도방법인지 하는 생각 말이죠. 어찌 되었든 심청의 지극한 효심은 분명 오늘날에도 모범이 되고 있습니다. 그럼 제이든이 다시 쓴 심청의 이야기, 재미있게 읽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심청 이야기

​옛날, 깊은 산골 마을에 심학규라는 이름의 장님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눈이 멀어 사람들은 그를 심봉사라고 불렀습니다.

심청의 가족들

심봉사는 아내마저 일찍 세상을 떠나 홀로 남겨졌지만, 그에게는 세상 무엇보다 소중한 딸, 심청이 있었습니다.


심청은 태어나자마자 어머니를 잃었지만, 아버지 심봉사를 정성껏 모시며 자랐습니다. 그녀는 어릴 때부터 아버지의 손을 잡고 동냥을 도왔고, 배고픈 날이 많아도 아버지를 원망하지 않았습니다.

​심봉사는 동냥을 다니던 중, 절에서 내려온 스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는 길가에서 구걸을 하고 있었는데, 스님이 그를 유심히 바라보더니 다가와 말했습니다.

​”이보시오, 신세 한탄만 하지 말고, 부처님께 기도를 올려보시오.”

​”기도를 올린다고 눈이 뜨이겠습니까?” 심봉사는 한숨을 쉬었습니다.

​그러자 스님이 말했습니다. “쌀 삼백 석을 부처님께 바치고 기도를 올리면 기적이 일어날 것입니다.”

​심봉사는 가슴이 뛰었지만, 곧 현실을 깨닫고 다시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쌀 삼백 석이라니…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소. 평생을 구걸해도 마련할 수 없는 양이오.”

​스님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를 떠났고, 이 이야기는 곧 마을에 퍼져 심청의 귀에도 들어갔습니다.

​그날 밤, 심청은 생각했습니다. ‘쌀 삼백 석을 바치면 아버지 눈을 뜨게 할 수 있는데, 무슨 수로 구하지?’ 잠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심청은 마을에 낯선 뱃사람들이 왔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그들은 용왕이 노하여 바다에 나간 배들이 돌아오지 않는다고 믿었고, 용왕에게 바칠 제물로 처녀를 구하고 있었습니다. 그 대가로 어마어마한 양의 쌀을 지불한다고 했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심청은 뱃사람들이 묵고 있는 여관으로 찾아가 용기를 내어 말했습니다.
“저를 용왕님께 바쳐 주세요. 그 대신 저희 아버지께 쌀 삼백 석을 주세요.”

​뱃사람들은 걱정스럽게 물었습니다.
“아가씨는 바다에 빠져 죽어야 하는 일이오. 그것은 알고 있소?”

​심청은 굳건히 답했습니다.
“네, 알고 있습니다. 아버지의 눈을 고칠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하겠습니다.”

​뱃사람들은 그녀의 효심에 감동하여 바다로 데리고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며칠 후, 뱃사람들이 쌀이 실린 수레를 끌고 왔습니다. 심봉사는 기뻐하면서도 의아했습니다.

​”이 많은 쌀이 어디서 온 것이오?”

​뱃사람들은 망설이다가 말했습니다. “따님이… 용왕님에게 제물로 바쳐지기로 했습니다.”

​심봉사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습니다. “뭐라고? 내 딸이…?”

​심봉사는 곧장 딸을 찾아가 울며 매달렸습니다.
“청아! 안 된다! 네가 없는데 내가 눈을 뜬들 무슨 소용이 있느냐? 제발 나와 함께 있어다오.”

​그러나 심청은 눈물을 머금고 아버지의 손을 꼭 잡았습니다. “아버지, 꼭 눈을 뜨셔야 해요. 그리고 만수무강하세요.”

​그렇게 심청은 뱃사람들과 배를 타고 먼바다로 나아갔습니다. 배가 깊은 바다 한가운데에 도착하자, 그녀는 배의 가장자리로 가 조용히 눈을 감았습니다.

부처님께 심봉사의 눈을 뜨게 해달라고 기도하며 배에서 뛰어내리기 직전의 모습

​​”부처님, 부디 제 아버지의 눈을 고쳐주소서.”



그리고 바다에 몸을 던졌습니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뒤, 심청은 눈을 떴습니다. 자신이 크고 화려한 궁궐에 누워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곳은 금빛으로 가득한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이제야 정신이 드느냐?” 용왕이 물었습니다.

​”여긴 어디인가요?”

​”여기는 바다 용궁이란다. 나는 이곳을 다스리는 용왕이지. 너의 아버지에 대한 깊은 효심을 들었다. 내가 너를 축복하여 다시 육지로 올려보내 주겠다. 부디 아버지를 모시며 행복하게 살거라.”

​용왕은 심청을 연꽃 봉오리 안에 넣어서 바다 위로 올려보냈습니다.

​며칠 후, 고기를 잡던 어부들이 연꽃을 발견했습니다.

바다 위에 피어오른 거대한 연꽃

“이런 세상에… 바다 한가운데에 이렇게 크고 아름다운 연꽃이 있다니. 이건 분명 좋은 징조야. 이 꽃을 임금님께 바치자.”



임금님은 살면서 본 적 없는 크고 아름다운 연꽃을 보며 감탄했습니다. “어떻게 연꽃이 이렇게 클 수 있을까!”

​그 순간, 연꽃 봉오리가 활짝 열리며 심청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꽃 속에 아름다운 여인이 들어 있구나. 이는 분명 하늘이 보낸 나의 신부감이로다.”

​임금님은 심청을 왕비로 맞아들였습니다.

​왕비가 된 심청은 풍족한 삶을 살았지만, 마음속에는 늘 아버지에 대한 걱정과 그리움이 가득했습니다.

​”나의 왕비여, 왜 그대의 낯빛이 어두운 것이오?”

​”저에게는 장님이신 아버지가 계셨어요. 지금 어떻게 지내시는지 너무 걱정스러워요.”

임금님이 전국의 장님들을 위한 잔치를 베풀다

​왕은 심청을 기쁘게 해 주기 위해 전국에서 장님들을 초대해 큰 잔치를 열게 했습니다. 심청은 혹시 아버지를 만날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에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잔칫날, 전국의 수많은 장님들이 궁으로 와서 잔치를 즐겼습니다. 마침내 심청은 무리 속에서 낯익은 얼굴을 발견했습니다.


“아버지!”

​심봉사는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지만, 앞을 보지 못해 누가 부르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아버지, 저예요. 심청이에요!”

​”사람을 잘못 보았소. 내 딸 심청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오.”

​​”아니에요, 아버지. 저는 분명 아버지의 딸 심청이랍니다.”

따스한 심청의 손이 심봉사의 손을 잡았습니다. 그 순간,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심봉사의 눈앞이 환하게 밝아지더니, 생전 처음으로 딸의 얼굴을 보게 되었습니다.

눈을 뜨게 되는 심봉사

​”내 사랑하는 딸 심청아… 네가 정말로 내 딸 심청이 맞느냐?”


심봉사는 감격의 눈물을 흘렸고, 궁에 있던 사람들 모두 이 장면을 보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그 후, 심청과 심봉사는 궁에서 오랜 세월 행복하게 살았으며, 심청의 효심은 사람들 사이에서 전설처럼 전해지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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